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찾아 인공지능(AI) 기술 동향을 살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CES에 참가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SK그룹 통합 전시관을 방문한 최 회장은 테마마크 콘셉트의 공간에서 일일이 체험했다. 특히 AI 기술로 운세를 점치는 ‘AI 포춘텔러’ 앞에서 사진을 찍고 타로카드를 고른 최 회장은 결과에 만족한듯 활짝 웃었다. AI 포춘텔러가 “올해 강력한 리더십과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점괘를 제시하면서 최 회장을 ‘황제’(EMPEROR)로 캐릭터화하자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최 회장은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를 연이어 찾았다. 삼성전자에서는 한종희 부회장과 이영희 사장, 임성택 한국총괄(부사장) 등 경영진의 안내를 받으며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과 TV 등 다양한 제품·솔루션 현황을 살펴봤다. 최 회장은 특히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코너에 오래 머무르면서 “반대편에서도 보이나”, “집 유리창으로도 가능한가”, “전원이 꺼지면 TV처럼 검은색을 띠는 것 아닌가” 등 질문을 쏟아냈다. 임 부사장은 최 회장이 떠난 뒤 “(최 회장의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가장 눈길 가는 기술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꼽고 “TV 스크린이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형태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 등 분야에서 꽤나 쓰이게 될 것 같다”고 관전평했다.
뒤이어 방문한 LG전자에서는 올해 CES에서 처음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관심을 보였다. 최 회장은 알파블에 탑승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탑승자가 누릴 수 있는 솔루션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평소 모빌리티 분야에 관심이 많은 최 수석부회장은 관심 기업이 몰려 있는 웨스트홀로 넘어가 현대자동차와 모빌아이, 존디어, 두산 등 부스를 찾고 ‘열공’했다. 각 기업이 AI 기술을 제품과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으며 공통적으로 ‘자율주행’과 연관된 시연에 오래 머물렀다. 오후에는 SK그룹 부스를 답방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송곳 질문’에 술술 답하며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