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현근택 부원장이 한 지역정치인 A씨의 여성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재명 대표가 9일 감찰을 지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현 부원장에게 제기되고 있는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며 “이 대표의 뜻”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감찰단은 당 대표 직속 기구로 선출직 공직자 및 주요 당직자의 부정부패, 젠더 폭력 등 불법·일탈 등에 대한 상시 감찰기구 업무를 한다.
친명(친이재명)계인 현 부원장은 비명(비이재명)계인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현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의 한 술집에서 열린 시민단체 송년회에 참석해 A씨의 수행비서 여성 B씨에게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사냐”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다음 날 현 부원장은 B씨에게 10여 차례 전화를 했고,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죄송하다’는 문자를 남겼다고 한다.
현 부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A씨가 ‘B씨에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술을 마신 상태라서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A씨가 ‘그런 표현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고 설명했다.
현 부원장은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선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텔레그램을 통해 현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놓고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대표는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묻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 의원은 당직이 없는데 당무를 논의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끼리 현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