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프란츠 베켄바워 별세

입력 2024-01-09 05:19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 AP뉴시스

독일 축구 최전성기를 이끈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이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은 “베켄바워 명예회장이 전날 평화롭게 운명했다”고 8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밝혔다. 그의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베켄바워가 최근 몇 년간 투병 생활을 해왔고 최근 병세가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만큼 건강 문제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1945년 뮌헨에서 태어난 베켄바워는 13살 때인 1958년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해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우승을 네 차례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3연패를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주장으로 1974년 서독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1974년 월드컵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는 프란츠 베켄바워. AFP연합뉴스

‘카이저’(황제)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1977년 미국 코스모스 뉴욕에서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와 함께 뛰었다. 1982년에는 고국 무대에 복귀해 함부르크 SV에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안겼다. 선수 생활 은퇴 이후에는 서독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1990년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려 주장과 감독으로 각각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베켄바위는 1994년 바이에른 뮌헨 회장을 맡으면서 축구행정가로 변신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유치하고 조직위원장도 역임했다. dpa통신은 “베켄바워는 현역 시절 우아함과 경쾌함으로 리베로의 역할을 재정의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베켄바워는 독일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였다”며 추모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2006년 월드컵 유치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으로 독일 축구협회(DFB)의 조사에 이어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베켄바워는 부패 혐의로 스위스 법원에서 재판받았으나 2020년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면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