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한 오름이 정체 모를 흰 물질로 뒤덮여 행정 당국이 확인 작업에 나섰다. 해당 물질은 영화 외주 제작팀이 연출 과정에서 사용한 소품으로 밝혀졌다.
8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상여오름 정상 661~1000㎡에 눈처럼 보이는 흰색 물질이 다량으로 뿌려졌다는 민원이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를 통해 지난 4일 접수됐다.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는 “상여오름 정상, 산불감시소 남쪽 부분 언덕에 스프레이형 스티로폼이 오름을 덮고 있다”며 “쓰레기를 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 물질은 4~5일 이틀 동안 정상을 하얗게 뒤덮어 탐방객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작성자가 첨부한 3장의 사진을 보면 상여오름 일부 구역이 흰색 눈 같은 물질로 뒤덮인 모습이 담겼다. 해당 흰색 물질은 손으로 들어올려도 녹거나 형태가 변하지 않는 모습이 사진으로 확인된다.
이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사용된 연출 소품으로, 제주시가 조사에 들어가자 한 영화 외주 제작팀이 눈 내리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소품으로 뿌려왔다고 제주시 측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팀은 상여오름 정상에서의 토지주 동의도 거쳐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물질이 빨리 녹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 유해성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종이 재질의 물질로 보인다”며 “재차 현장 확인을 진행하고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물질은 바람에 날려 대부분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서귀포시 황우치해변에서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용으로 사용한 돌들이 방치돼 논란을 사 촬영 팀이 뒤늦게 사과한 바 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