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토(能登)반도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 피난소에서는 식수와 물자가 부족하고, 코로나19 전염병까지 확산하는 등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공민회관에 마련된 피난소에서 70명 중 10명이 전염병 의심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저녁부터 설사나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같은 현 아나미즈정(町)의 1피난소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 3명이 발생했다. 시가정 14개 피난소 중 3곳에서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환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좁은 피난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쓰모토 데쓰야 국제의료복지대 교수는 “피난소는 사람들 간 거리가 가까워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될 수 있다”며 “화장실을 통해 노로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위장염도 문제가 되기 쉽다”고 요미우리에 전했다.
집단감염이 우려되지만 피난소는 상황이 열악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시카와현 노토정 피난소에서 의료 지원을 하고 있는 한 의사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격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감을 호소했다.
피난민들은 골판지로 칸막이가 쳐진 체육관에서 지내며 화장실은 수영장 물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4일 약 700명이 대피해 있는 노토정 피난소에서는 80대 여성이 탈수로 인한 쇼크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노토정 피난소에서 의료 지원을 담당하는 의사 요코보리 쇼우지씨는 “피난민들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힘들어하고 있다”며 “허리띠를 졸라맬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앞서 1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엿새째인 지난 6일 사망자는 110명으로 확인됐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