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피살’ 한국 관광객, ‘은퇴 여행’ 중이었다

입력 2024-01-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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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국령 괌에서 강도 일당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50대 한국인 관광객은 은퇴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괌 현지에서도 이번 피살 사건에 충격을 금치 못하며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퍼시픽데일리뉴스와 괌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부부는 지난 4일 저녁 7시 40분∼8시쯤 괌 투몬 지역 건비치에서 츠바키 타워 호텔을 향해 걸어가던 중 강도를 만났다.

현지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어두운색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은 이 부부에게 접근했다. 차량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모두 2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1명이 총기를 지닌 채 차에서 내려 소지품을 요구했다.

한국인 부부와 범인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남편은 강도가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남편은 다음 날 아침 세상을 떠났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숨진 남성은 은퇴를 기념해 부인과 함께 여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부인은 현재 깊은 괴로움에 빠져 있으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물었다고 한다.

강도 일당은 범행 직후 도주했다.

괌 경찰이 피격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아직 용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된 바 없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매우 어두워서 강도 일당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착의도 파악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수사에 투입하겠다면서 용의자들에 관한 제보에 포상금 5만달러(약 6600만원)를 내걸었다.

괌 현지에서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다시 관광 시장이 되살아나는 과정에서 피격 사건이 발생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칼 구티에레스 괌 관광청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가족이며 괌은 매우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명이 없어 어두운 거리와 폐가, 버려진 거물 등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언급하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 순찰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 다른 주민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말 부끄러운 일. 우리 섬의 모든 사람이 한국에서 온 방문객을 유치하고 환대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일부 저급한 이들이 그들을 강탈하고 죽이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