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탓에 사망?… 1만7000여명 피해 추정

입력 2024-01-05 15:54
하이드록시클로로퀸.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인해 유럽·미국 등에서 1만70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 리옹 1대학(클로드 베르나르대학)과 캐나다 퀘벡대 소속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학술지 ‘생물의학·약물치료’ 2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2020년 코로나19 1차 대유행 기간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코로나19 환자 중 1만6990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나라는 프랑스와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튀르키예, 미국 등 6개국이다. 분석 기간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광범위하게 처방됐던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로 설정했다.

원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와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루푸스 등의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이다. 프랑스의 감염병 학자인 디디에 라우 박사가 수십 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이 약물과 다른 항생제의 조합으로 치료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약물을 ‘신의 선물’, ‘게임 체인저’라고 칭하며 복용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물이 치료에 효과가 없고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현재 의료계에서는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에 권하지 않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에 대해 파악된 정보가 많이 없던 때 주로 사용됐다. 팬데믹이 어느 정도 만성화된 이후에는 고위험군을 위해 팍스로비드가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