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안서 해안포 200여발 사격…우리軍 대응 사격

입력 2024-01-05 13:08 수정 2024-01-05 15:49
북한군 포병 사격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북한군이 5일 오전 서해안 최북단 연평도,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00여발 이상의 포탄을 발사했고, 포탄은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설정한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도 해상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한국군은 북한의 해상 사격을 9·19 합의 위반 및 도발로 규정하고 대응 사격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천 옹진군 연평도와 백령도에는 주민대피령이 발령됐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이 이날 오전 9시쯤부터 11시쯤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북한군 포 사격에 의한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포탄 대부분은 해안포에서 발사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 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작년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에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서해 및 동해 NLL 일대에 설정됐다.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 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하면 군사합의 위반이다.

이 공보실장은 “위기 고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ㆍ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군은 상응 조치로 서북도서에 해상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소재 연평부대는 오후 3시쯤부터 K9 자주포와 전차포 등을 동원해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서해 북단 연평도와 백령도에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사무소는 이날 오후 12시2분과 12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연평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백령면사무소도 비슷한 시각 “대피소로 이동해달라”는 내용의 대피 방송을 내보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북한 도발 관련 상황이 있어 연평도에서 해상 타격을 한다는 군부대 연락을 받고 대피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