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 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인도에 노선 표시 안내판을 설치한 이후 퇴근길 정체가 더욱 극심해져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중구 명동 광역버스 정류소 인도에 노선 표시 시설물을 설치했다. 최근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가 추진한 M버스 도심 진입 확대·광역버스 입석 금지 대책 등으로 명동입구에 정차하는 광역버스 노선이 29개로 급증해 안전 문제가 커진 데 따른 조치였다.
시는 또 운수회사가 정류소 바닥에 일부 노선번호만 표시해 탑승객들이 확인하기 어렵고 탑승객 간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선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별도로 설치하고 29개 노선 버스가 안내판 앞에 정차해 승객을 탑승시키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예기치 못하게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퇴근 시간대 명동입구 정류장 인도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으로 빼곡한 상황이다. 안내판 앞에 정차하기 위해 광역버스가 줄줄이 늘어서면서 교통정체가 심해지고 시민의 탑승 대기 시간도 길어진 것이다. 이전에는 노선번호가 표시된 일부 버스만 줄을 서서 탑승하는 방식이었다.
혼잡도가 극에 달할 때는 버스 20여대가 약 300m 정도 줄지어 늘어선 상황도 연출된다. 실제로 해당 정류장을 이용하는 이용하는 시민들은 “평소 5분이면 타던 버스를 30분 넘게 기다려도 안 온다” “원래 막히던 곳이었지만 이 정도까지 막히는 건 처음 본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명동발 교통정체가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까지 이어지며 일대 약 1.8㎞ 구간이 혼잡을 빚게 된다는 점이다.
퇴근길 정체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자 서울시는 명동입구 노선 중 일부(경기 수원 방면 운행 5개 노선)의 정차 위치를 이달 중 변경하기로 했다.
시는 “명동입구 정류소를 운행하는 광역버스가 만차까지 대기했다가 출발하는 등 정체를 유발하는 문제 개선을 위해 현장 계도요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서울 도심으로 오는 광역버스를 줄이기 위해 도심 진입 전에 회차하고 시내 대중교통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가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