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66)씨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이 대표를 미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이후 6차례 정도에 걸쳐 이 대표 일정을 사전에 파악하고 행사 현장을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날인 1일 부산에 도착한 김씨는 양산 평산마을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 대표가 다음 날인 2일 부산 가덕도에 이어 방문하기로 돼 있던 장소였다.
김씨가 이 대표 일정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던 김씨가 지난해 갑자기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주장하며 그가 이 대표 공격을 모의하기 위해 ‘잠입작전’을 펼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길이 17㎝의 등산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칼을 지난해 중순 인터넷에서 구입하고 손잡이 부분에 테이프를 감아 살상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체포 이후 자신을 취재하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거나 선처를 구하지 않고 살인의 고의를 진술하는 등 확신범의 태도를 보여왔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의 심리상태 전반을 분석할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충남 아산 김씨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3대, 휴대폰 3대, 과도, 칼갈이, 업무용 노트, 플래카드 4점을 분석하고 있다.
당적 이력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측에서 확인을 마쳤지만, 정당법상 공개가 쉽지 않아 고심 중이다.
경찰은 김씨가 구속되기 전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힌 ‘8쪽짜리 변명문’ 역시 수사자료라 공개를 거부했다.
경찰은 김씨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 등을 거쳐 다음 주 김씨의 범행 동기를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