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한동훈에 경찰 400명 ‘밀착경호’

입력 2024-01-04 15:37 수정 2024-01-04 15:56
4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경찰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경호를 위해 인간 벽을 만들어 외부인 접근을 막고 있다. 공동취재

광주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경호에 경찰관 40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중 괴한에게 피습당하고, 모방범죄 우려도 제기되자 돌발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대통령 경호보다 삼엄하다”는 말도 나왔다.

4일 한 매체는 광주경찰청이 이날 한 위원장 경호를 위해 약 400명 규모의 경찰 인력을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광주경찰청 소속 기동대 4개와 광주경찰청 직원, 3개 경찰서 형사·정보·경비·교통과 소속 경찰관 등이 경호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동대 경찰들은 흉기를 제압하기 위한 방검 장갑을 착용하거나 몸에 소지하고 한 위원장과 동행했다. 일부는 긴 우산을 들고 한 위원장을 밀착 경호했다. 119 구급차는 이들 동선을 뒤따랐다. 식사 장소 인근에는 관할 경찰서 서장이 직접 나와 현장 경호를 지휘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 경호를 위한 ‘대규모 작전’이 펼쳐지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을(乙)호 수준의 경호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경찰은 주요 요인의 중요도에 따라 다른 수준의 경호를 제공하는데, 을호 경호는 전직 대통령이 받는다.

한 경찰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 경호보다 한 위원장에 대한 경호 수위가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기동대 등 일선 경찰에는 “과할 정도로 경호를 하라” “혹시 모를 계란 투척을 막기 위해 장우산을 휴대하라” 등의 지침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에 대한 이같은 ‘철통 경호’는 지난 2일 발생한 이 대표 피습 사건 영향이 크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이 유사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경호 인력을 대폭 늘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한 위원장은 국립 5·18 묘지를 찾아 국민의힘 비대위원, 광주시당·전남도당 당직자와 함께 헌화·분향을 하고 묘역을 둘러봤다.

한 위원장은 묘역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시민의 위대한 헌신을 존경합니다. 그 뜻을 생각하며, 동료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를 수호한 정신을 잘 기리기 위해 먼저 (광주를) 찾아오게 됐다”며 “5월 광주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다. 헌법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 저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