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조리하다가” 속초 ‘썩은 대게’ 논란에 식당 사과

입력 2024-01-04 10:26 수정 2024-01-04 10:27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최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한 점포가 고등학생에게 썩은 대게를 팔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사건이 벌어진 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강원도 속초의 식당을 찾았다가 곰팡이가 핀 대게를 먹었다는 내용인데, 식당 측이 직접 “곰팡이가 아니라 급하게 조리하다 생긴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한 글쓴이가 ‘노량진 대게 사건을 속초에서 당했다’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속초로 갔다는 A씨는 가족끼리 대게를 먹기로 했다. 호객행위를 하던 식당 관계자가 “3명이면 대게 2마리 드시면 적당하다”고 홍보하길래 가격(25만원)을 확인하고 들어갔다고 했다.

A씨가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했을 때 ‘B코스’ 메뉴에는 대게 2마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가게 메뉴판에는 대게 1마리, 홍게 2마리로 포기돼있었다. 호객하던 식당 직원도 분명 대게 2마리라고 말했기에 A씨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대게 2마리를 주시는 게 맞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셔서 기다렸다”며 “그런데 실제 나온 건 대게 1마리, 홍게 2마리였다”고 전했다.

A씨가 항의하니 식당 측은 “대게 2마리로 바꿔줄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30분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서 재차 물으니 10분 후 게가 나왔다. 하지만 A씨는 게를 보고 화가 났다고 했다. A씨는 “윗부분은 멀쩡해서 3분의 1 정도 먹은 후 뒷면을 보니 곰팡이가 잔뜩 펴있었다”며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났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온 연말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결제하고 나왔습니다. 다시는 속초를 못 갈 것 같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이에 대해 지난 2일 식당 측은 ‘속초대게 가게 사과문’이라는 글을 이 커뮤니티에서 올려 직접 입장을 밝혔다. 식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B씨는 “상황의 경중을 떠나 저희 가게의 명백한 잘못이고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12월 31일 저녁 6시경에는 해돋이를 보러 오시는 관광객의 몰리는 시간이다 보니 평소보다 많이 손님이 오시게 됐다”며 “연말 대게 값 폭등에 따라 대게와 회만 제공하기에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메뉴가 변경돼 제공됐다. 저희 가게 내부적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고객님께 대게 2마리가 제공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A씨가 받은 대게의 검은 부분은 곰팡이가 아니라고도 부연했다. B씨는 “(고객 항의로) 재차 주문이 새로 들어가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고객님께 조금이라도 빨리 갖다 드리고자 했던 건이 대게가 까매지는 흑변 현상이 일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그는 “흑변 현상은 대게 피에 있는 성분인 헤모시아닌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검게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덜 익은 게가 상온의 산소와 만나서 변한 거로 생각된다”며 “다른 손님의 대게를 꺼내는 과정에서도 찜통의 뚜껑을 자주 열게 됐고 서둘러서 빨리 올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평소 조리시간보다 빨리 올린 것이 이렇게 고객님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객님께 올라간 대게는 절대로 상한 게가 아니다”며 “매뉴얼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서 대게가 흑변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