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을 통해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가던 50대 여성이 추락해 숨졌다. 깜빡한 현관 비밀번호가 끝내 떠오르지 않자 창문을 통해 자신의 방에 무리하게 진입하려던 게 화근이 됐다.
2일 오후 9시47분쯤 광주 동구 산수동 한 원룸 4층 옥상에서 현관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A씨가 밧줄을 타고 방안으로 들어가려다 추락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3일 오전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왔지만 얼마전 바꾼 현관문 비밀번호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수차례 즐겨쓰던 비밀번호를 바꿔 눌렀으나 문은 요지부동 열리지 않았다.
고민 끝에 A씨는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4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후 바로 아래층인 자신의 집 창문으로 밧줄을 잡은 채 들어가려다 추락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여러 이유로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홀로 사는 기초수급자인 A씨가 현관문을 열기 위해 열쇠 수리공을 부르는 데 대해 금전적 부담을 느껴 옥상을 거쳐 방에 들어가려다가 발을 헛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