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쿵’ 쓰러진 20대…30년 베테랑 기사가 살렸다

입력 2024-01-03 20:43
심폐소생술 실시하는 곽동신씨. 부산버스조합 제공

부산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평소 앓던 지병으로 갑자기 쓰러진 20대 승객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부산버스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583번 시내버스를 모는 곽동신(64)씨는 심폐소생술로 버스에서 쓰러진 20대를 구했다.

곽씨는 오후 5시40분쯤 부산 서면 교차로 인근에서 운전하던 중 버스 안에서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 승객들도 ‘사람이 쓰러졌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곽씨가 뒤를 돌아보니 20대 승객이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위기 상황임을 감지한 곽씨는 통행에 방해되지 않은 구역에 버스를 정차한 뒤 승객의 상태를 살폈다.

승객은 이미 의식을 잃어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곽씨는 인근에 있던 승객에서 119 신고를 요청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곽씨가 1∼2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승객은 서서히 눈을 뜨고 팔과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손님은 이후 소방 당국에 인계됐다. 쓰러진 승객은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는 30년 넘게 버스를 몬 베테랑 기사지만 심폐소생술은 살면서 처음 해봤다고 한다.

곽씨는 “그동안 부산교통문화연수원 등에 가서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며 “처음 하는 심폐소생술에 긴장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승객의 의식이 돌아오자 안도감과 함께 기분이 무척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시내버스 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