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가는 자살·자해 환자 매년 4만명 넘어…절반은 10·20대

입력 2024-01-03 17:24
응급실로 들어가는 의료진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해·자살을 시도한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한 건수가 4년 연속 4만건을 넘어섰다. 이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이 꾸준히 급증해 지난해에는 자해·자살 시도자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발간한 ‘2021~2022 응급실 자해·자살 시도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응급실 이용 769만4472건 중 자해·자살 시도로 내원한 건수는 4만3268건(0.56%)이었다. 내원 환자 중 여성이 2만7593건, 남성이 1만5675건이었다.

자해·자살 시도는 2019년 4만2968건으로 4만건을 넘어선 뒤 2020년 4만828건, 2021년 4만3674건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소폭 감소했다.

2022년 자해·자살 시도자는 인구 10만명당 84.4건이다. 여성이 107.3건으로 남성(61.4건)보다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만2432건으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7540건, 30대가 6071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 중 10~20대 비중은 46%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으로 봐도 20대에서 190.8건, 10대에서 160.5건, 30대에서 91.5건 등 순이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자해·자살 시도는 최근 수년간 급증하는 모습이다. 자해·자살을 시도한 10대는 2018년 인구 10만명당 95건에서 2022년 160.5건으로 68.9%나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는 127.6건에서 190.8건으로 49.5% 뛰었다. 이는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 증가율(11.8%)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로 인한 인간관계 단절, 경기침체로 인한 극심한 취업난 등을 겪으면서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자살예방 상담번호를 ‘109’번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