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대로면 2050년 뉴욕·시드니보다 더 잠긴다

입력 2024-01-03 15:44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서 지난달 14일 시민들이 보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빙하 해빙으로 2050년에 이르면 인천의 해수면은 세계 평균보다 높을 것이라는 극지연구소 분석이 나왔다. 이 분석대로면 인천은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같은 주요 연안 도시보다 바다에 더 깊이 잠길 수 있다.

극지연구소는 3일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2050년이 되면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3.6㎝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인천의 해수면은 지구 평균보다 10%가량 높은 4㎝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연구소의 이원상 박사 연구진은 1992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남극‧그린란드 빙하량의 변화를 분석하고 해수면의 향후 변화를 예측했다. 30년 넘은 관측에서 줄어든 빙하는 대부분 바다로 흘러들어 해수면을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빙하 감소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통계 기법을 적용해 앞으로 빙하 손실량을 계산하고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해양수산부의 ‘급격한 남극 빙상 용융에 따른 근미래 전 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국제 학술지 환경연구회보에 지난달 게재됐다.

이 연구에서 그린란드는 남극보다 해수면 상승에 1.5배나 많은 영향을 줬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는 해수면을 65m나 높일 정도의 빙하가 쌓여 있다. 최근 들어 손실량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이달 중 취약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남극 스웨이츠빙하에서 정밀 관측을 수행할 계획이다.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인 이 박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와 저위도 연안 국가들은 극지 빙하가 녹으면서 나타나는 해수면 상승 피해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