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최근 일부 보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9조원으로 나왔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3일 오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했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의 현재 수주 잔고는 12조원이 넘으며 향후 3년간 연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이익률도 4%로 동종업계 상위권 회사들 평균보다 좋다. 한마디로 태영건설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이어 “태영은 지난 몇 년간 PF 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이런 가능성을 과신한 나머지 자기관리에 소홀한 탓에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채권단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태영그룹 측이 채권단에 제출한 ‘태영건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원이다. 이 중 유위험보증(우발채무)이 2조5259억원이다. 브릿지보증 1조2193억원과 PF 분양률 75% 미만인 보증 1조3066억원을 합한 액수다.
그룹은 무위험보증 규모가 6조9785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무위험보증은 SOC사업 보증(1조304억원), 본 PF 분양률 75% 이상(1조769억원), 수분양자 중도금 보증(1조3142억원)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채무다.
앞서 시공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8일 부동산 PF에 따른 대출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의 전제조건으로 고강도 자구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이날 설명회에서 에코비트·블루원 등 자회사 매각, 대주주 사재 출연, 기타 지분 담보 등을 자구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방송사 SBS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