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사과’ 한동훈, ‘사진 따귀’ 노인회장 찾아간다

입력 2024-01-03 06:41 수정 2024-01-03 10:28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지난해 8월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폄하 발언’ 논란 사과를 위해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당시 혁신위원장과 면담 도중 김 위원장 사진의 따귀를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사과할 예정이다. 지난해 ‘노인 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을 온 당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사진에 따귀를 날리며 항의했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한 위원장과 만나서는 어떤 언행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민 전 위원이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언급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민경우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 전 위원은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퇴했다. 연합뉴스

언론을 통해 민 전 위원의 과거 발언이 알려지자 한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첫 출범일인 지난해 12월 29일 대한노인회 김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 민 전 위원은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귀국한 김 회장을 직접 만나 격식을 갖춰 재차 사과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이 직접 머리를 숙이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인회의 이탈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노인 폄하’ 논란이 있었던 김은경 당시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대한노인회에 찾아와 사과하자 “손찌검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2일 신년 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 전 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과거 발언과 관련해 분명 부적절한 발언이 있어서 저도 그런 점에 대해선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며 “노인회장께도 제가 따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저희가 출발하는 데 있어서 안타까운 일이 생기고 있는데 앞으로 더 언행에 신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을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다.

공석이 된 비대위원을 추가로 인선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해 보겠다”며 “상징성을 보여줄 사람이 있으면 모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모실 수도 있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