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사과할 예정이다. 지난해 ‘노인 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을 온 당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사진에 따귀를 날리며 항의했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한 위원장과 만나서는 어떤 언행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민 전 위원이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언급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언론을 통해 민 전 위원의 과거 발언이 알려지자 한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첫 출범일인 지난해 12월 29일 대한노인회 김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 민 전 위원은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귀국한 김 회장을 직접 만나 격식을 갖춰 재차 사과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이 직접 머리를 숙이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전통적 지지 세력인 노인회의 이탈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노인 폄하’ 논란이 있었던 김은경 당시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대한노인회에 찾아와 사과하자 “손찌검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2일 신년 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 전 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과거 발언과 관련해 분명 부적절한 발언이 있어서 저도 그런 점에 대해선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며 “노인회장께도 제가 따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저희가 출발하는 데 있어서 안타까운 일이 생기고 있는데 앞으로 더 언행에 신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을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다.
공석이 된 비대위원을 추가로 인선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해 보겠다”며 “상징성을 보여줄 사람이 있으면 모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모실 수도 있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