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으로 태어나 수술을 통해 여성으로 바꾼 트랜스젠더가 생물학적 여성을 상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게끔 개정된 ‘2024 미국 복싱 규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같은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일 워싱턴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 복싱협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2024 미국 복싱 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집의 골자는 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만 18세 이상)가 특정 기준을 충족할 시 여성 선수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당 조건은 성 정체성이 여성인 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자, 수술 후 4년 이상 분기별로 호르몬 테스트를 받은 자, 테스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5n㏖/L을 넘지 않는 자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 등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기독여성비영리활동위원회 컨선드우먼포아메리카(CWA) 메이시 페티 대변인은 SNS를 통해 “미 복싱이 카메라와 조명, 팬들의 환호 속에서 남성이 여성을 때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비판했다. 호주 프로복서로 활동중인 이배니 브리지스(38) 선수도 SNS에서 “(개정 내용은) 많은 부분에서 잘못돼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서로를 다치게 만드는 종목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생물학적 여성 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권투협의회는 지난 2022년 8월 성명서를 내고 “복싱 경기는 동등한 조건의 두 명의 선수 사이에서만 치러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는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나 사춘기를 거치며 남성의 근육량과 골밀도, 골구조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주장했다.
시민단체 연합 ‘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대표회장 김운성 목사)의 집행위원장인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미국 복싱 규정집의 내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스포츠계 및 여성계 시민단체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