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록밴드 그린데이가 새해 전야 TV 생방송 공연 도중 노래 가사를 바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그린데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린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51)은 지난 12월 31일 ABC채널에서 방송된 ‘딕 클라크의 새해맞이 로킹 이브’ 공연 무대에서 히트곡 ‘아메리칸 이디어트’의 가사 중 일부를 “나는 ‘마가(MAGA)’ 어젠다의 일부가 아냐”로 바꿔 불렀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축약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선거 구호이자 그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그린데이의 팬들은 이번 개사를 두고 “오래전부터 하던 방식”이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방송이 끝난 이후 온라인상에서 그린데이를 공격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엑스(옛 트위터)에 “나는 아니지만 그들이 정부를 사랑해서 기쁘다”고 비꼬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벌이를 위한 관심 끌기’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패배자들” “돈벌이하느라 저항정신을 팔아먹었다” “펑크록은 큰 정부를 지지한다” “그렇게 미국이 싫으면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라” 등의 비난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린데이 팬들은 “‘아메리칸 이디어트’는 2004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보수주의자들을 비판한 곡이기에 이번 개사는 노래의 정신과 잘 들어맞는다”며 반격했다.
앞서 암스트롱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뱅뱅’을 노래하면서 “노 트럼프, 노 KKK(백인 우월주의 단체), 노 파시스트 미국”을 외친 바 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