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그린데이, TV공연 중 노래 개사해 트럼프 비판

입력 2024-01-03 00:10 수정 2024-01-03 00:10
미국 밴드 그린데이가 지난달 31일 ABC ‘딕 클라크의 새해맞이 로킹 이브’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다. 그린데이 페이스북 캡처

미국의 인기 록밴드 그린데이가 새해 전야 TV 생방송 공연 도중 노래 가사를 바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그린데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린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51)은 지난 12월 31일 ABC채널에서 방송된 ‘딕 클라크의 새해맞이 로킹 이브’ 공연 무대에서 히트곡 ‘아메리칸 이디어트’의 가사 중 일부를 “나는 ‘마가(MAGA)’ 어젠다의 일부가 아냐”로 바꿔 불렀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축약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선거 구호이자 그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그린데이의 팬들은 이번 개사를 두고 “오래전부터 하던 방식”이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방송이 끝난 이후 온라인상에서 그린데이를 공격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엑스(옛 트위터)에 “나는 아니지만 그들이 정부를 사랑해서 기쁘다”고 비꼬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돈벌이를 위한 관심 끌기’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패배자들” “돈벌이하느라 저항정신을 팔아먹었다” “펑크록은 큰 정부를 지지한다” “그렇게 미국이 싫으면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라” 등의 비난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린데이 팬들은 “‘아메리칸 이디어트’는 2004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보수주의자들을 비판한 곡이기에 이번 개사는 노래의 정신과 잘 들어맞는다”며 반격했다.

앞서 암스트롱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뱅뱅’을 노래하면서 “노 트럼프, 노 KKK(백인 우월주의 단체), 노 파시스트 미국”을 외친 바 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