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괴한에게 습격 당할 당시 현장 주변에는 경찰 인력 50여명이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표를 전담 경호하는 인력이 아닌데다, 흉기 습격범이 지지자로 위장해 접근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일정에는 부산 강서경찰서 소속 기동대 1개 제대 23명과 형사 등 직원 26명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이 인근 경비 활동을 위해 배치됐다.
일반적으로 경찰은 정당 대표급 정치인들의 공개 일정 가운데 인파·교통 관리나 우발적인 상황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관할서 소속 경찰 병력을 해당 규모 정도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배치된 경찰은 이 대표를 전담하는 ‘경호’ 인력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 대표를 포함해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 경호팀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한해 범죄 예방을 위해 경호 경력이 있는 경찰관들로 전담보호팀을 구성한다. 필요할 경우 거리 유세에서 경찰서별로 신변보호팀을 근접 배치하기도 한다.
용의자는 이날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잼잼 자봉단’의 머리띠를 두르고 이 대표에게 접근한 뒤 갑작스럽게 습격했다. 이 때문에 주변 경찰 인력도 사전에 용의자를 위험 인물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 대표 피습 사건 직후 지도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상황 등을 점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쓰러졌다. 이 대표는 당직자들에게 응급 처치를 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가량의 열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분을 위장한 용의자는 취재진 사이로 “사인을 부탁한다”며 이 대표에게 접근해 종이와 펜을 건네는 척하면서 이 대표의 목을 급습했다. 이 남성은 20㎝ 정도 쇠칼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