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장기 재위’ 덴마크 여왕, 52년 만에 퇴위

입력 2024-01-01 16:27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2022년 6월 오르후스에서 왕실 요트인 단네브로호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존하는 유럽 최장기 집권 국왕이자 덴마크 최초 여성 군주인 마르그레테 2세(83) 여왕이 31일(현지시간) 신년 연설에서 재위 52주년 기념일인 오는 14일 왕위에서 물러난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이날 밤 방송으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지난해 2월 받은 허리 수술을 언급하며 “미래를 생각하게 됐고, 다음 세대에게 책임을 물려줄 때가 온 것이 아닌지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왕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아버지의 뒤를 이은 지 52년 만인 14일 여왕 자리에서 물러나 큰아들인 프레데릭(55)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프레데릭 덴마크 왕세자가 지난해 9월 코펜하겐 크리스티안보르 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72년 31세에 왕위에 오른 여왕은 2022년 9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숨진 후 유럽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군주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재치 있는 성격으로 덴마크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했고 이집트 등 여러 곳의 유적 발굴에 참여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14일 국무회의 이후 프레데릭 10세 국왕으로서 왕위를 계승한다. 아내는 호주 태생의 메리 도널드슨(51) 왕세자비로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