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가 최근 관련 의혹을 제기한 현직 교사를 비롯해 네티즌 수십명을 무더기로 고소하자 일선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교사노조는 지난 31일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교사와 네티즌들을 고소한 학부모를 향해 “고인의 순직 여부가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이 시점에 고소를 했어야 하나”라며 “학부모는 도의적 책임이 진정 없나. 담임교사의 죽음보다 자신의 명예 실추가 더욱 큰 문제라고 보는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고소인은 서울교사노조도 함께 고소하길 바란다”면서 “고인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떠한 법적 다툼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28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현직 초등교사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른바 ‘서이초 연필 사건’ 학부모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연필 사건’은 지난해 7월 12일 고인이 담임교사로 있던 학급의 한 여학생이 앞자리 남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고인에게 수차례 연락해 고인이 심적 고통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인은 같은 달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죽음에 대해 수사해 온 경찰은 지난해 11월 14일 수사 결과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 협박 등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연필 사건’ 당사자인 학부모는 A씨와 더불어 사건 관련 글을 남긴 네티즌 26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해 경찰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