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원 무기화’에 맞서는 일본 “2025년 희토류 시굴”

입력 2024-01-01 05:30 수정 2024-01-01 05:30
중국의 한 희토류 광산 채굴 현장. AP 뉴시스

일본 정부가 태평양에 있는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인근 심해에 매장된 ‘희토류’를 2025년 4월부터 시굴(시험적으로 파 봄)한다고 산케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자원을 무기화한 중국으로부터 2010년 9월 ‘희토류 수출 제한’을 당했던 일본은 이후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부심해 왔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와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애초 2025년 1~3월 시굴을 개시하려 했지만, 해저에서 진흙을 빨아들이는 장비인 양니관(揚泥管) 조달이 늦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영국 소재의 장비 제조업체가 양니관을 2025년 여름쯤 완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도쿄에서 동남쪽으로 약 1900㎞ 떨어진 섬 ‘오가사와라 제도 미나미토리시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2012년 수심 약 6000m 해저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이 발견된 바 있다. 도쿄대 연구진은 해당 지역의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소비량의 수백년 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은 2010년 중국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당한 뒤 자체 생산과 수입원 다변화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심해 무인탐사기 개발에도 뛰어들어 2025년 수심 7000m 바닷속을 조사할 수 있는 자율형 무인잠수기(AUV) 운용을 목표하고 있다. 이후 AUV를 심해 수압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개조해 수심 7000m까지 조사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실현된다면 일본은 자국 EEZ의 98%를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연간 2만t 정도의 희토류를 소비하는 일본은 희토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량의 약 60%는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