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사망 꺼낸 이재명·조국에…진중권 “입 닫아라”

입력 2023-12-29 08:35 수정 2023-12-29 10:08
배우 이선균 빈소에 놓인 영정. 오른쪽 사진은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는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사진공동취재단,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방송화면 캡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배우 이선균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치인들은 이 사안에 대해 입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28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씨 죽음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글을 올렸다가 다시 내렸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본인 사안과 다른데 (글을 썼다). 그러다 보니 정치적 해석이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이씨 추모 글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국가 수사권력에 의해 무고한 국민이 또 희생됐다”고 언급했다가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검경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님에도 수사권력과 언론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는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방송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진 교수는 “이 문제(이씨 마약 혐의 수사)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 문제”라면서 “민주당은 검찰 못 믿는다고 경찰에 수사권 주라고 했다. 그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다가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입을 닫고 있어야 하는데 또다시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일부 언론과 유튜버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국민의 알 권리라고 하는데 (이제는) 국민의 ‘모를 권리’를 주장해야 될 것 같다. 우리가 이걸 왜 알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KBS는 이씨와 서울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의 사적 대화가 담긴 녹취록 일부를 보도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프리덤앤라이프도 두 사람의 또다른 녹취를 공개했다.

배우 이선균씨가 19시간에 걸친 경찰조사를 마치고 지난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진 교수는 “국민들도 그렇다”면서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은 모든 허물을 다 용서해 준다. 가장 윤리적이어야 할 공직자들은 윤리 기준을 대폭 낮춰 놨다. 죄를 짓고 유죄 판결을 받아도 무죄라며 억울하다고 우기면 후원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예인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난리가 난다”면서 “이해가 안 된다. 뭐가 뒤바뀐 것 같다. 연예인은 윤리나 도덕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욕망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이씨는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3차례 공개 소환 조사에 응했던 그는 줄곧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과 함께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