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좋은 연기로 관객을 만나 온 배우 이선균이 48세를 일기로 29일 영면에 든다.
이선균의 유족과 동료들은 이날 정오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선균의 발인식을 비공개로 엄수한다. 이후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하고 유해를 경기도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봉안한다.
1999년 데뷔한 이씨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쳐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 프린스 1호점’에 연달아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영화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성공시키며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아이유와 주연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듬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올해는 ‘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2편이 칸영화제에 동시 초청되며 커리어 정점에 섰다.
그러던 지난 10월 이씨를 둘러싼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다. 곧바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씨는 올해 초부터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 집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한 혐의를 받았다. 평소 반듯하고 가정적인 이미지의 그에게 상상하기 힘든 추문이어서 대중의 충격은 컸다.
이씨는 그러나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3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에서 “(마담에게 받은 약이)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과 함께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선균은 지난 23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해 3차 조사를 받고 다음 날 오전 돌아갔다. 그는 이로부터 사흘 뒤인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인 부인 전혜진(47)과 두 아들, 두 형, 누나 등이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