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48)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후폭풍은 아내 전혜진(47)이 오롯이 감내하고 있다. 남편상 도중 본인 출연 작품은 개봉이 연기됐다.
전혜진이 출연한 영화 ‘크로스’의 배급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월 설 연휴로 예정됐던 개봉 일정을 연기했다”며 “향후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갑작스럽게 남편상을 당한 전혜진을 고려해 공개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오락 액션 장르로 황정민과 염정아가 극 중 부부 호흡을 맞췄고 전혜진은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한다.
이선균의 공개되지 않은 유작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와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다. 두 편 모두 무기한 개봉이 연기된 상태다. 사실상 작품 공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선균 출연작과 광고 위약금이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영화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된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동료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박소담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선균과 네 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정유미도 조문했다.
이 외에도 이준익 김용화 감독, 배우 유해진 송선미 유동근 공유 오나라 정려원 김의성 김무열 이무생 등이 이날 빈소를 방문했다. 전날에는 조진웅 이성민 하정우 정우성 이정재 전도연 조정석 류준열 임시완 김남길 송영규 유연석 김상호 등이 발걸음을 했다.
아내 전혜진은 상주로 이름을 올리고 빈소를 지키고 있다. 입관식은 이날 오전 11시쯤 전혜진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됐다. 발인은 29일 정오에 예정돼 있다. 이후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해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유해를 봉안할 예정이다.
이선균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대마 혐의로 입건돼 세 차례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마지막 조사를 마치고 3일 뒤인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 측이 마지막 3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지하주차장 출입을 통한 비노출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경찰이 수사공보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선균이) 갑자기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취재진 안전사고가 우려돼 1~2차 조사 때처럼 출석하도록 요청했고 변호인도 ‘알았다’고 답변했다”며 “(경찰서) 정문을 통해 현관으로 들어와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등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이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