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문가 행세 투자리딩방 운영 MZ조폭…410억원 피해

입력 2023-12-28 21:01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 리딩방을 운영해 수백명에게 410억원을 가로챈 MZ세대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리딩방을 운영한 3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공범 7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허위 광고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여 돈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투자나 재테크에 관심 있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사들여 투자 리딩방 광고 문자를 보낸 뒤 연락이 온 사람을 공개 대화방으로 불러 가짜 성공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1대 1 대화방으로 초대해 자신들이 시키는대로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아 챙겼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실제 투자하지도 않으면서 가짜 투자 사이트에 허위로 부풀린 수익을 공개해 피해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압수한 고급 스포츠카. 부산경찰청 제공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돈을 찾을 수도 없었고 설사 인출 하려고 해도 운영진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다른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 사기에 속아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투자한 사람이 572명이었고 피해금은 410억원에 달했다. 한 의사는 7억원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이들은 조직폭력배였고, 이들 대부분은 소위 20∼30대 MZ세대 조폭이었다. 이들은 사이트 관리, 회원 모집, 대포통장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투자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으로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거나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9개월여의 수사 끝에 조폭들의 사무실과 은거지를 찾아내 대포통장, 대포폰 등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24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최해영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계장은 “과거 조폭들이 유흥주점, 성매매, 건설 현장 등에서 수익 수익을 노렸다면 요즘 조폭들은 큰돈을 노릴 수 있는 투자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