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씨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연기는 매우 소중한 일기와 같다면서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한인 언론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지난 10월 7일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한 이씨와의 인터뷰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이 언론은 지난 10월 10일 방송한 12분6초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4분58초로 편집한 뒤 ‘故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다시 공개했다. 이씨는 당시 제17회 미국 아시안팝업시네마 영화제에서 ‘최우수성취상’을 수상했다.
이씨는 20년이 넘은 자신의 배우 생활에 대해 “꿈 속에서 좋은 패키지 여행을 다닌 느낌”이라며 “시작할 때 비하면 정말 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너무 잘 됐다. 제가 꿈도 꾸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며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서 작품상을 받고 많은 할리우드 셀럽들의 박수를 받았는데, 그땐 정말 꿈꾸는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상을 준 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상을 준 것 같다”며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다양한 배역을 경험하는 배우 생활이 자신에게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물이 어떻게 (영화에서) 피어날까 고민하는 과정이 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간접 경험을 통해 그 감정을 고민하고 또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가정해보는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란 자신에게 하루하루에 충실한 일기와 같다”고도 했다. “제 삶의 동력과 양식을 주는 게 연기였다. 지금 시점이라고 얘기하면 (연기는) 일기 같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들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고 주는 상 같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냥 한 작품,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 가고 싶다”는 언급도 했다.
이씨는 전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상주는 아내인 배우 전혜진(47)씨와 고인의 형, 누나들이다. 발인은 오는 29일, 장지는 수원시연화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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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