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구성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그는 “(프로 바둑기사) 이창호는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조지 포먼은 내 나이 때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을 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60살에 영화 ‘사이코’를 만들었다”며 세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동료 시민에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의도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한 위원장은 ‘국민’을 대체한 ‘동료 시민’이라는 표현을 시그니처처럼 쓰고 있다.
동료 시민은 영미권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fellow citizens’을 직역한 표현으로 보인다.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의 연설에도 종종 등장하는 표현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10분가량의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도 동료 시민이란 말을 10차례나 꺼냈다. 정치에 뛰어드는 배경을 설명하는 도입부부터 “좋은 나라 만드는 데, 동료 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계몽적, 시혜적 입장에서 국민을 대한다는 지적을 받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과의 차별화를 의식한 표현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저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시민들 간의 동료의식으로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재해를 당한 낯선 동료 시민에게 자기가 운영하는 찜질방을 내주는 자선, 지하철에서 행패 당하는 낯선 동료 시민을 위해 나서는 용기 같은 것들이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완성하는 시민들의 동료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당은 그 동료의식을 가진 당이어야 하고, 우리는 모두 동료 시민”이라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