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가 26일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피의자를 구속해 놓고 수차례 검찰이 소환하는 것은 괴롭히기 수사이고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구속된 이후 검찰의 출석 요청에 거듭 불응해 왔다. 검찰이 강제구인 방식도 검토하는 상황에서 옥중 입장문을 낸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오늘 오후) 검찰에 출두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앞으로 기소될 때까지 더 이상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는 윤석열 정권의 일부 정치화된 검찰이 검사의 객관 의무를 저버리고 피의자의 억울한 점을 들어줄 자세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범죄 혐의에 대해 소환조사는커녕 서면조사도 못하고 있는 비겁한 검찰이 2년 전 전당대회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100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하는 것은 현저히 공평을 잃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법정에서 진술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사유화된 검찰의 정치 보복수사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지난 18일 송 전 대표를 구속한 이후 네 차례나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송 전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 검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포함한 강제구인 절차를 검토하자 일단 조사실에는 입장하되 진술은 거부하기로 대응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의 1차 구속 기한은 27일인데, 검찰은 구속 기간 연장 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이 검찰 신청을 받아들이면 다음 달 6일까지로 구속 기간이 늘어난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