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피로 물든 성탄절을 보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해 하루 사이 250명이 목숨을 잃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4시간 사이 250명이 숨지고 5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10월 7일 양측 간 전쟁이 시작된 후 총사망자는 2만674명(부상자 5만4536명)으로 늘었다.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 난민캠프는 성탄절 이브인 24일 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돼 최소 70명이 숨졌다. 아시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많은 가족이 그곳에 살고 있었던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탄절을 몇 시간 앞둔 시각에 시작된 공습은 25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주민들은 가장 끔찍하고 두려운 성탄절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알마가지 인근 알부레이즈와 알누세이라트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8명이 숨졌다. 남부 칸 유니스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3명이 숨지는 등 곳곳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탄 메시지에서 가자지구를 포함해 전쟁에서 죽어가는 어린이를 “오늘날의 작은 예수들”이라고 부르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엄청난 희생을 겪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스라엘 측은 군인 17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를 입었다. 8주 동안 이스라엘군에서 발생한 전사자는 156명으로 늘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여당인 리쿠드당 의원들에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며칠 안에 전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이라며 “전쟁은 오래 걸릴 것이고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