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두 아이를 안고 뛰어내린 남성이 결국 숨졌다.
25일 서울 도봉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4층에서 거주하던 A씨(32)는 이날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아내와 함께 2살, 생후 7개월 된 아이들을 안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아이들은 이불로 쌌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 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중상을 입은 아내는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도 부상을 입었지만 현재는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7분쯤 방학동의 한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이 커지면서 외벽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연기가 계단을 타고 고층까지 번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A씨를 포함한 30대 남성 2명과 7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또 주민 28명이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전 8시40분에서야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소방과 경찰은 현장 감식에 들어가 피해 규모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