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을 가로지르는 일부 고압 공중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해 한강 경관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다.
지중화 대상 송전선은 대관람차 ‘서울 트윈아이’가 설치될 예정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과 인접해 있어 지중화에 따른 경관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한강변 송전철탑 지중화 타당성 조사 용역’의 구매규격을 나라장터에 사전 공개했다. 시는 용역에 99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계약 이후 용역 완수 기한은 270일로 책정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노원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 착수 이후 한강변 송전선로 지중화 여부 또한 검토하기 시작해 한전 등 유관 기관과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용역 과업지시서에 “(송전선 지중화는) 그레이트 한강 사업과 연계해 한강의 접근성 강화와 매력도를 증진하고자 최적의 지중화 대상 경과지를 발굴하는 것 등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송전선 지중화 용역 대상지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가양대교 인근 마포구 상암동~강서구 염창동 사이 특고압(154KV) 송전선로 2.5㎞(송전탑 7기)와 양화대교 인근 마포구 합정동~영등포구 양화동 사이 송전선로 1.5㎞(송전탑 4기) 구간이다. 송전선로 인근에는 월드컵공원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서울 트윈아이가 조성될 예정이다. 송전선이 지중화 되지 않으면 트윈아이 관람객 시야에 송전탑이 보여 경관을 해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4일 “송전선이 지중화 돼 송전탑이 사라지면 트윈아이 주변 경관이 더 깔끔해질 것”이라며 “지중화 사업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 검토하고 있는 한강 곤돌라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시는 현재 한강을 가로지르는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대상지를 검토 중이다. 월드컵공원 인근 송전탑이 사라지면 곤돌라 사업 대상지로서 상암 부지의 매력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는 이번 용역에서 트윈아이, 곤돌라 사업과 지중화의 시너지 효과까지 따져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시 관계자는 “송전탑이 사라진다면 분명히 곤돌라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지중화 사업의 타당성 조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시는 용역 결과 사업 타당성이 확보되더라도 지중화까지는 최소 5~6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정 예산은 500~700억원 수준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