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녹인다”는 레몬보틀, 틱톡서 유행… 의사들 우려

입력 2023-12-24 16:07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지방분해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확산하는 ‘레몬보틀’(Lemon Bottle)을 놓고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사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의사들이 ‘레몬보틀’을 놓고 장기적인 안전성이나 효능을 입증할 수 없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몬보틀’은 우리나라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레몬주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가디언은 “해시태그로 ‘레몬보틀’을 붙인 영상들의 조회수가 8150만회에 이른다”고 전했다.

‘레몬보틀’ 관련 영상을 보면, 베이컨의 지방 부분은 주사기로 노란색 용액이 주입된 지 수분 뒤 분해됐다. 이 용액이 ‘레몬보틀’로 소개됐다. 이로 인해 ‘레몬보틀’이 사람의 신체에서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관련 영상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 검색엔진 구글의 영국판에서 ‘레몬보틀’ 관련 검색은 지난해까지 전무했지만, 지난 9월부터 급증했다. 구글에서 키워드별로 보면 ‘레몬보틀’은 ‘지방흡입술’보다 많이 검색됐다.

가디언은 ‘레몬보틀’의 주요 판매처로 서울에 있는 업체를 지목했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 미국과 영국의 전화번호가 안내를 위한 경로로 공개됐지만, 업체 주소는 ‘한국 서울’로 표시돼 있다.

가디언은 “이 업체에서 ‘레몬보틀’의 내용물이 천연 성분으로 소개돼 있다. 주요 성분은 브로멜린, 리보플라빈, 레시틴으로 설명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가디언은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없는 전체 성분을 업체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레몬보틀’의 효능과 안정성을 놓고 의료‧미용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미용의학협회 이사인 소피 쇼터 박사는 “매우 우려된다. 이 제품이 가장 빠르고 강력한 지방분해제라는 주장이 있지만 임상적인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의 외과의사 바헤 카리미안 박사는 “‘레몬보틀’을 요청하는 환자가 정기적으로 있다. 200명가량에게 시술했고, 이들은 만족했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