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 무마를 청탁해 준다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50·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22일 구속됐다.
곽 변호사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고검장 출신 임정혁(67·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는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곽 변호사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 부장판사는 임 변호사에 대해선 “변호인 선임 계약의 내용 및 그 체결경위, 변호인 선임 신고서 작성과 경유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감안할 때 방어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정도와 수사 경과, 피의자 지위와 심문 태도, 변호인 변소 내용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곽 변호사는 지난해 6∼7월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경찰 수사 관련 수임료 7억원을 받은 뒤 “경기도 남부(경찰)청에 인사를 좀 해야 한다”며 공무원 교제·청탁 용도로 5000만원을 별도로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곽 변호사는 이 사건을 자신에게 소개해준 경찰관 박모씨에게 소개료 명목으로 4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법 110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판검사 또는 그 밖에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임 변호사는 지난 6월 정 회장으로부터 백현동 사건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 1억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부동산업자 이모(68·구속기소)씨에게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13억3000여만원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씨가 정 회장에게 임 변호사와 곽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에는 두 사람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으며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변호사와 곽 변호사는 사건 수임에 따른 정당한 수임료라며 혐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변호사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임 변호사에 대해선 기각 사유를 분석해 향후 수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