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의 집 값은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5년 넘게 모아야 가능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1년 조사 때보다 1년 더 늘어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전국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별 면접 조사를 바탕으로 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득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수도권의 경우 9.3배로 나타났다. 월급을 모두 집값 마련을 위해 모았을 때 내집 장만에 9년 가량 걸린다는 의미다. 이는 데이터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다.
수도권의 PIR은 2021년 조사 때 10.1배 보다는 다소 줄었다. 집값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1년 가량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 평균 PIR은 2021년 6.7배에서 지난해 6.3배로 감소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PIR이 2021년 14.1배에서 지난해 15.2배로 더 높아졌다. 내집 마련에 돈 다 모아도 걸리는 시간이 14년에서 15년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인천은 7.1배에서 7.7배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집값 하락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하면서 매년 6월 기준으로 조사한 주택가격에 하락분이 다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PIR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9.3배)과 경기(8.9배)였다.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전국 기준 16.0%(중위수 기준)로 전년(15.7%)보다 소폭 커졌다. 월 소득의 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수도권 RIR 역시 17.8%에서 18.3%로 커졌다. 수도권의 RIR 증가는 2019년(20.0%) 이후 3년 만이다. 인천은 15.9%에서 19.0%로 뛰었고, 경기는 15.6%에서 16.1%로 증가했다.
반면 서울은 RIR이 2020년 21.3%에서 2021년 21.6%로 커졌다가 작년에는 20.9%로 줄었다.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61.3%로 2021년(60.6%)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이 54.7%에서 55.8%로 2008년(56.6%)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역시 등은 62.0%에서 62.8%로, 도지역은 69.0%에서 69.1%로 올랐다.
자가 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57.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점유 형태는 자가가 57.5%, 임차는 38.8%였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4년으로 전년(7.7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줄어드는 추세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14년 이후 5%대를 유지해 오다 2021년 4.5%, 지난해는 3.9%로 감소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4.8㎡로 전년(33.9㎡)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9년으로 전년(7.5년)보다 늘었다. 점유 형태별로 보면 자가 가구는 10.9년, 임차 가구는 3.4년을 거주했다. 현재 사는 집에 거주한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의 33.7%였다.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택보유 의식도 강해졌다. 전체 가구 중 89.7%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신혼부부 가구의 43.6%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었다. 신혼가구 대부분은 아파트(73.3%)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가구는 75.0%가 자가 주택에 살고 있었으며 아파트 거주 비율은 44.7%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