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민과 약자 편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이 나라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21일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저는 잘하고 싶었다.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고 수락했다.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했다.
한 장관은 “제가 한 일 중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제 의지와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타협해서가 아니라 제 능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검사 일을 마치면서도 같은 말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제가 뭘 하든, 그 일을 마칠 때, 제가 똑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제가 한 일 중 국민들께서 좋아하시고 공감해주시는 일들은 모두 여기 그리고 전국에 계신 동료 공직자들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시민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함께 사랑하는 법무부 동료 공직자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백하건대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임식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상식과 국민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고 다짐했다.
한 장관은 “그 나침반만으로는 길 곳곳에 있을 사막이나 골짜기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지지해 주시는 의견 못지않게 비판해 주시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를 묻는 말에 “9회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에는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또 “비상한 현실 앞에서 잘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시민, 나라를 위해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비상대책위원 인선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비대위라는 것은 비상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정치 참여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쟁투 의미의 정치에 대해선 멀리했다. 실제로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년째 하고 있다. 그 마음 그대로 현실정치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특히 “그것을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삶과 미래를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이준석 전 대표 등 신당 창당을 예고한 사람들도 만날 의향이 있나’라고 묻는 말에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장관은 “특정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당정 관계와 관련해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다. 그 기본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한 장관은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이점이 있다. 국민의힘이 하는 정책은 곧 실천”이라며 “다수당지만 민주당이 하는 정책은 약속일 뿐이고 그건 큰 차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