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온라인게임 ‘원신’에 남성혐오성 표현이 삽입됐다고 주장하는 유저들이 서울 상공에 비행선을 띄워 항의했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아카라이브 원신 채널’ 이용자 2000여명은 비용을 모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경의선 책거리 일대 상공을 선회하는 비행선을 띄웠다.
주최 측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과 수도방위사령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 및 허가 절차를 마쳤다”며 “시위 비용 모금에 약 2000명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신 운영사 호요버스 측에 게임 그림작가의 남성 혐오 발언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넥슨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에 남성 혐오성 이미지가 삽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게이머들에 따르면 다수 게임 이미지와 홍보물에서 ‘집게손’ 모양이 발견됐는데, 이 모양은 과거 남성혐오·여성주의 커뮤니티를 표방한 ‘메갈리아’의 상징과 유사하다.
이런 의혹이 다수 게임에서 연달아 제기되자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게임 책임자들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논란의 홍보물을 넥슨 측에 납품한 ‘스튜디오 뿌리’도 두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고 “특정 작화로 인해 저희가 만든 영상이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기 시작됐다”며 “개인적인 정치사상이 영상에 표현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원신 이용자들은 게임 속 일부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한 한국인 그림작가 A씨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혐오 발언이 포함된 게시물을 게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주장을 담아 호요버스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게임사 측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호요버스 측이 이달 초 진행한 업데이트 내용 소개 방송에서 예전과 달리 채팅창을 폐쇄하자 이용자들은 이에 대해 “불통 행보”라며 운영진을 비판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홍대입구역 인근 ‘원신’ 테마카페 주변을 시작으로 최소 나흘간 비행선을 띄워 시위를 진행한다. 22일에는 호요버스 코리아 사무실이 위치한 사당역 인근에서, 23일과 24일에는 다시 홍대입구역 일대에서 비행선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호요버스 코리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방송 자체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실시간 채팅창을 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불편을 느꼈을 이용자들에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후로는 실시간 채팅창을 다시 정상적으로 오픈하고, 특별한 사유로 채팅창을 닫게 될 경우 미리 사전 공지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