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정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제안받고 이를 수락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표 권한대행이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한 장관의 내정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열고 법무부 장관직에서 공식 사퇴할 예정이다.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지명은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지 8일 만에 전격 이뤄졌다. 그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혁신위원회를 필두로 중진·친윤 의원 불출마 등 혁신 요구가 줄을 이었다. 이를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며 이를 수습할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친윤계를 중심으로는 혼란 정국을 수습할 인물로 한 장관을 적극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비윤계는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한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 부족’ 관련 질문을 받고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며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사실상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국위원회 소집 공고를 낸 뒤 오는 25일 전후로 전국위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최고위와 전국위 추인을 거치면 다음 주 비대위원장에 공식 선임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