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만이 살길이다’
광주지역 구청장들이 직통전화를 활용해 정책과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휴대전화 문자로 생활민원 등을 접수받아 신속한 해결에 나서는 소통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21일 광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민선 8기 직후 직통 문자폰 ‘바로문자하랑께’를 개설한 김이강 서구청장이 대표적이다. 이 문자폰에는 시행 500일 동안 각종 제도 개선, 안전사고 관련, 행정질의와 제안, 중장기 과제 등에 관한 3077건의 문자가 접수됐다. 시민 일상과 밀접한 생활민원이 1956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 구청장은 문자폰의 접수 내용을 수시로 확인해 담당 부서의 현장 출동 등을 확인한 뒤 48시간 안에 결과를 민원인에게 회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문자폰 운영성과는 악취와 불법 적치물, 쓰레기의 신속한 수거 등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민원이 해결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감사문자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접수된 3000번째 문자는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 이용자가 보낸 것이다. 발송자는 “아이들을 위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서구 주민인 게 너무 좋다. 프로그램 담당자의 친절함과 섬세한 진행으로 이 시간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서구를 칭찬했다.
주민 일상과 가장 밀접한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의 성실함과 친절함을 제보하는 문자로 증가 추세다. 상무2동 한 직원은 지금까지 4차례나 칭찬문자의 대상이 돼 ‘칭찬 MVP’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구는 ‘바로문자하랑께’ 도입 초기 단순한 민원창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소통 없이는 혁신도 없다는 신념으로 노력한 결과 행정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광산구 역시 그동안 다양한 시민 의견과 정책제안 2600여건을 구청장 직통 문자서비스로 접수해 행정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활용 중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틈나는 대로 문자로 접수된 민원을 꼼꼼히 분석해 정책발굴과 정책반영으로 화답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선 8기 들어 2600여건의 시민 의견을 문자서비스로 접수해 정책구현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이 행정에 참여하는 폭을 넓히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자치구 11개 위원회 명단과 회의 진행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등 소통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365일 24시간 언제든 문자전송이 가능한 구청장 직속 문자서비스는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광산형 통합돌봄 사례 1호 대상자의 경우 박 구청장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낸 게 계기가 됐다.
마땅히 돌봐줄 사람이 없어 혼자 항암치료를 받던 A씨는 박 구청장에게 “생계가 너무 막막하다”며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광산구는 즉각 식사·가사 지원과 함께 자체특화사업인 병원동행휴블런스(휴먼+앰뷸런스)를 통해 병원치료를 도왔다.
아파트 주민 사이에 흔한 층간소음 갈등으로 우울증을 겪는 시민과 생계가 어려운 홀로 사는 노인, 노숙 생활을 하는 외국인 주민 등이 도움을 받는 사례도 적잖았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직통폰을 통해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무심히 보내준 문자 한 통이 새로운 정책과 복지서비스의 산실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