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한동훈 사진 한 장에… 2년 만에 탈출 앞둔 와이더플래닛 BW 투자자들

입력 2023-12-20 15:17 수정 2023-12-20 15:22

배우 이정재씨가 대주주에 오르는 코스닥 기업 와이더플래닛이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올해 저점 대비 10배 가까이 오르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신주인주권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줄곧 내리막을 타던 주가가 한동훈 법무장관 테마주로 급등하면서 2년여 만에 탈출 기회를 엿보게 된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더플래닛 주가는 이날 장 초반 큰 폭의 등락률을 보이더니 이내 가격제한선까지 올랐다. 지난 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현재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두 차례 거래정지 후에도 과열된 투자 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장 초반 등락 폭이 컸던 이유로 기존 투자자의 신주인수권행사 소식을 꼽는다. 와이더플래닛은 지난 2021년 8월 신사업 투자 목적으로 16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14억원이 신주로 전환된다.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1.03% 규모로 내년 1월 4일 상장 예정이다. 와이더플래닛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새로 상장한 신주는 매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와이더플래닛의 주가는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이씨와 배우 정우성씨가 각각 100억원, 20억원을 투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씨는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로도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장관과 현대고 동창이다. 앞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와이더플래닛은 한 장관 테마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와이더플래닛의 BW 보유자들로서는 투자자금을 회수할 기회다. 와이더플래닛은 지난 2021년 2월 코스닥 상장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공모가(1만6000원)를 밑돌았고, 지난 10월에는 25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들의 신주인수권 행사가는 1만9600원인데다 5년 만기 채권의 이자율도 0%였다. 사실상 테마주 열풍이 없었다면 BW 가치가 휴짓조각에 가까웠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BW 잔액도 146억원 규모라는 점이다. 발행주식총수의 8.44%라는 점에서 남은 잔액에 대해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 오버행(잠재적 대량매도 가능 물량) 우려가 커진다. 이미 이날 주가도 인수인수권 행사가보다 높은 2만3200원에 이르면서 BW 투자자의 매도 유인이 커진 상황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