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후보자 “한중 관계, 한미 동맹 못지않게 중요”

입력 2023-12-20 10:28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광화문 한 건물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한중 관계도 한미 동맹 못지않게 중요한 관계”라며 “조화롭게 양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對)중국 외교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한미동맹, 한일관계, 한미일 안보 협력이 다소 소홀해진 측면이 있어 윤석열정부에서 이를 복원시키는 데 매진하다 보니 한미·한일·한미일 쪽에 치중된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왼쪽으로 가는 시계추의 균형을 잡기 위해 오른쪽으로 가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한중 고위 지도자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며 “중국 측도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서 생기는 여러 파장이 한중 관계에 미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추진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3국 간에 공감대가 어느 정도 성립된 것으로 안다. 가능한 한 조기에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미일과 북중러 대립 구도가 강화되는 것은 우리 외교를 위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며 “그런 것을 염두에 두면서 안보 정세를 잘 살펴 대처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2016∼2019년 주유엔 대사로 재직했을 때와 비교해 “북핵 문제를 다루는 전반적인 외교 환경이 굉장히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미러 갈등의 구조적 심화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의 대북 제재 결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비핵화를 추진한다든가 대화를 다시 복구한다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엄중한 현실을 잘 감안해 가면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