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가 만든 따뜻한 연말…어린이 환자들 위한 ‘깜짝’ 공연

입력 2023-12-20 06:49
악뮤가 19일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 로비에서 '악뮤의 작은 음악회'를 열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악뮤의 팬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FANTASIA'에 당시 노래 영상이 여럿 올라와있다. 유튜브 캡처

친남매로 구성된 혼성 듀오 ‘악뮤(AKMU)’가 연말을 맞아 어린이 환자들에게 노래를 선물했다. 악뮤가 먼저 병원 측에 연락해 어린이 환자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전해왔다고 한다. 남매가 불러주는 노래에 병원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악뮤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 로비에서 ‘악뮤의 작음 음악회’를 열었다. 행사를 알리는 입간판에는 ‘따뜻한 응원과 위로의 노래’라는 표현도 담겼다.

악뮤가 19일 서울대어린이병원 1층 로비에서 '악뮤의 작은 음악회'를 열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공연은 외부에는 알리지 않고 병원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병원은 공연 전날에서야 어린이병원 안에만 일정을 알리는 입간판을 세웠다. 악뮤가 병원에 있는 어린이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충분히 노래를 즐겼으면 한다는 취지를 병원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이 시작되자 어린이병원 로비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가득 찼다. 병원 측이 마련한 150여개 좌석은 만석이 됐고, 좌석 주변에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약 250여명이 공연을 지켜봤다.

악뮤의 첫 곡은 ‘러브 리’였다. 이찬혁은 이 노래를 소개하며 “사랑스러운 친구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어 만든 노래인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병원에 한 번쯤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병원 1층 로비에서 진행 중인 악뮤의 깜짝 공연을 지켜보는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악뮤는 현장에서 어린이 환자들로부터 신청곡도 받았다. 이수현이 공연을 보던 10살 아이에게 ‘어떤 노래를 듣고 싶냐’고 묻자 이 아이는 “거위의 꿈”이라고 답했다. 자신들의 노래인 ‘후라이의 꿈’이 아닌 ‘거위의 꿈’이 언급되자 이수현은 당황한 듯 웃으며 “후라이의 꿈이 뭐야, 거위의 꿈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악뮤는 “이렇게 성장해나가는거야 우리도”라며 거위의 꿈을 즉석에서 불렀고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당초 예정됐던 공연 시간은 20분이었지만, 악뮤는 약 50분 정도 노래를 불렀다. 악뮤는 ‘기브 러브’(Give Love), ‘오랜 날 오랜 밤’, ‘작은 별’, ‘라면인건가’ 등 자신들의 히트곡을 여럿 불렀다.

악뮤는 공연을 마친 뒤 거동이 어려워 로비에 나오지 못한 어린이 환자들도 직접 찾아가 선물을 나눠줬다고 한다. 또 무균실에 있어서 로비에 나오지 못한 어린이 환자들과도 사진 촬영을 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