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장애인 얼굴에 ‘콸콸’…물고문 사회복지사 4명 재판에

입력 2023-12-19 17:45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북 경산시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10대 중증장애인을 학대한 혐의로 사회복지사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장진영)는 시설 보호를 받고 있던 10대 중증장애인를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처벌법 위반)로 사회복지사 A씨 등 4명을 19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경산시 한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에서 B군(16)을 싱크대 위로 올린 뒤 얼굴 위로 1∼2분간 물을 틀어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군을 파놓은 구덩이로 던질 것처럼 흔들어 위협하고, 한겨울 밤에 옷을 입히치 않은 채 10여분간 건물 밖으로 내쫓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B군으로부터 피해 진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범행 현장 목격자들을 조사하고, 피의자들의 출퇴근 기록 등을 보강해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021년 5월 경산지역 16개 장애인·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산시청 앞에서 시위를 열었다.

당시 투쟁단은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10대 장애인의 머리를 씽크대 수도꼭지 밑에 밀어넣고 물을 틀어 물고문하듯 학대를 했다”며 “수년간 인권유린이 반복되는데도 감독을 소홀히 한 경산시도 강력 규탄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