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적게 모아 부끄러워요”… ‘아기천사’의 따뜻한 기부

입력 2023-12-19 16:54
어린이 기부자가 몰래 남기고 간 기부금과 편지. 연합뉴스

충남 보령시의 ‘아기천사들’이 3년째 익명 기부를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훈훈함을 주고 있다.

한파가 여전한 19일 아침, 보령시 남포면 행정복지센터 입구에는 아침 라면 50상자와 양말 100켤레, 10만3710원이 든 돼지저금통 3개가 놓여 있었다. 폐쇄회로(CC)TV에는 전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인 밤 10시쯤 10살 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이와 아버지가 물건들을 몰래 두고 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어린이 기부자와 아버지가 몰래 남기고 간 라면. 연합뉴스

돼지저금통과 함께 놓여있던 손편지에는 ‘매우 추운 겨울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습니다. 올해도 행복 가득한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작년보다 용돈을 적게 모아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작년보다 더 커졌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산타 복장을 한 세 꼬마의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삼남매’라고만 밝힌 아기천사들 가족은 2021년부터 이맘때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후원 금품을 두고 갔다. 센터는 후원 금품을 독거노인 30명 등의 가정에 전달할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