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PD수첩·‘꼬꼬무’ 아냐”… 한문철TV 반응에 ‘시끌’

입력 2023-12-19 16:41 수정 2023-12-19 16:42
한문철TV 캡처

한문철 변호사가 JTBC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서 ‘세상 쿨한 슈퍼카 차주’로 소개된 사연의 사실관계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자 한 변호사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네티즌들은 한 변호사가 “죄송하다”는 말보다 “그런 것까지 확인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달 12일 ‘한블리’에는 8년 전 서울 한남대교 인근에서 트럭과 부딪친 후 수리비 4억원을 보상받지 않고 넘어간 람보르기니 차주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의 차원이 다른 ‘쿨함’을 칭찬하는 댓글도 많았다. 당시 트럭은 고가차도에서 내려와 차선을 변경하고 있었고, 람보르기니는 과속 중이었다. 트럭은 그대로 떠났고, 람보르기니는 수리비 4억원이 청구돼 결국 폐차했다.

폐차된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한문철TV 캡처

그러나 유튜브채널 미디어오토를 운영하는 장진택 기자가 이 사연을 보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장 기자는 “(사고 차량인)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는 워낙 고가였기 때문에 국내에 갖고 있던 사람이 몇 명 없었다. 그래서 그때 경찰서 사건기록을 봤는데 32세 여성이었다. 그래서 아주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그런데 ‘한블리’와 인터뷰한 차주 목소리는 남성이었다. 그리고 전직 레이서로 소개됐다.

정 기자는 “내가 자동차 기자 중에선 모터스포츠를 열심히 따라다니는 사람이었다. 나도 2015년 경기 출전도 하면서 레이서들이랑 친하게 지냈다”며 “그때 레이서가 무르시엘라고를 타고 한남대교에서 사고를 냈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이 레이서라는 남자는 누굴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우선 경찰에서 다시 사고기록을 확인해봤더니 역시 여성이었다고 했다. 또 트럭 차주를 8년 만에 만났다는 람보르기니 차주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3개월 만에 트럭운전자를 찾아 사건을 종결했다. 정 기자는 수소문해 해당 슈퍼카 차주를 찾아 통화했다. 그는 “본인이 운전한 건 맞는데 당시 사고처리는 옆에 있던 여성에게 부탁했다더라. 자신의 운전면허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면서 “사실이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운전자를 바꿔치기해서 사고 처리한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JTBC와 한 변호사도 이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들여다 봐주길 바란다. 뭔가를 속이려고 하는 사람이 세상 쿨한 슈퍼카 차주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입장을 밝혔다. 장 기자의 영상을 보고 차주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연락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저로서는 참 난감하다. 이 분(차주)이 올려주신 내용을 제가 전부 다 확인했어야 할까요? 저에겐 영상과 이 분이 궁금해하는 법적인 문제를 설명하는 게 해야 할 일”이라며 “제가 무슨 ‘피디수첩’도 아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도 아니고 법적인 문제, 과실비율을 설명해드리는 건데 나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그런 것까지 확인해야 하나요? ‘당신이 하는 말 거짓말 같은데?’하면서 그 당시 람보르기니를 리스로 타고 있다가 1억원을 메웠다는 것까지 자료 주라고 해야 하나요? 그건 아니죠. 저로선 당혹스럽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저는 뉴스를 전달하는 게 아니다. 영상과 함께 (제보자의) 질문에 대해서 제가 소송 경험이 많고 교통사고 한 분야만 25년째니까 이를 토대로 과실비율을 설명하는 것”이라며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한 변호사의 대처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해당 영상에는 “자기 변론에 급급한 것 같다”, “‘나는 잘못 없다’고 계속 말할 게 아니라 ‘제보자의 말만 믿고 방송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