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엔당 920원에 근접했던 일본 엔화 가치 910원 선 밑으로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이 내년에 해제될 수 있다고 보는 시장은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19일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도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진행해 왔다. 한국·미국·유럽 중앙은행이 2년 넘게 통화 긴축을 시행해왔지만,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통한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은 오랜 저물가와 엔저를 사실상 용인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규모 금융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이다. 다만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통제의 수위를 지난해 말부터 점진적으로 완화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10월까지 19개월 연속으로 일본은행 목표로치인 2%를 웃돌았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임금 인상을 수반하는 물가안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금융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장중 917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 환율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인 오후 1시 현재 엔당 908.81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0.24%(2.16원) 하락했다.
다만 시장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내년에 수정될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고환율 국면에서 일본의 내수 물가 상승을 포함한 민생경제에 부담이 가중되는 탓이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책경정회의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7일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연말부터 내년까지 더 도전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부양책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 어떤 통화정책 도구를 동원해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본의 오랜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시사한 것이라는 시장의 분석으로 이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