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카페인=미친약’… ‘야구공’에 8만정 밀반입

입력 2023-12-18 13:38
압수된 야바. 경북결창청

필로폰과 카페인을 합성해 극도의 흥분 효과를 얻어내는 일명 ‘미친 약’을 밀반입하던 태국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북경찰청은 18일 야구공 속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시킨 외국인 노동자 A씨(35) 등 16명을 구속 송치하고, 3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태국 출신인 이들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태국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야구공 속에 마약 ‘야바’(YABA)를 몰래 숨겨 국내로 보내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압수된 야바. 경북결창청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은 8만2000정으로 시가 상당 41억원이다. 경찰은 이 중 6만7000정(시가 33억원 상당)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했다. 태국어로 ‘야바’는 ‘미친 약’이란 뜻이다. 강력한 각성 효과를 일으킨다. 붉은색 알약 형태이며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돼 유통된다.

붙잡힌 외국인들은 경북, 경기, 대구, 울산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공장 근로자들이다. 각 지역 중간 판매책들을 거쳐 태국인들에게 야바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들은 주로 불법체류자들로 농촌이나 공단 일대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집단으로 투약했다. 출근 직전이나 근무 중에도 상습 투약해 환각 상태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약을 숨기는 과정은 교묘했다. 야구공 실밥을 일일이 뜯어 해체한 뒤 플라스틱 공 안에 마약을 숨겨 재포장하는 교묘하고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 있는 밀반입 총책 등 공범 5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