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심 호텔 기계식 주차장에서 큰불이 나 54명이 중경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호텔 건물 옥상에서 바로 옆 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인천 공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1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지하 3층, 지상 18층짜리 호텔(8410㎡)의 기계식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경보령을 내리고 진화에 나선 끝에 1시간30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 불로 20대 남성이 대피 과정에서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으며 30대 외국인 여성은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52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허리·발목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해 병원 치료 중이다. 부상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날 화재 현장이 촬영된 영상에는 불이 난 호텔 건물 옥상에서 바로 옆 건물 옥상으로 사람들이 뛰어내리는 긴박한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옥상에 서 있던 시민들은 거센 불길을 등진 채 건물 가장자리를 천천히 걸어 이동한 뒤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옥상으로 차례로 뛰어내렸다. 영상에는 “떨어질 것 같아. 어떡해 저 사람”이라거나 “뒤에 사람 또 있다. 웬일이야” 등 촬영자의 음성도 담겼다.
이날 호텔에는 전체 객실 203실 가운데 165실에 투숙객이 있었다. 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투숙객들은 남동구 논현2동 행정복지센터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처음 화재가 발생한 곳이 기계식 주차 타워라서 불길이 통로를 타고 차량을 태우면서 빠르게 번졌다면서 날이 밝는 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